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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결혼 장사 (웹소설/웹툰)_"당신을 또 잃는 세상을 사느니, 죽어버리는 게 나아."

by 활자 중독 덕질 일기 2025. 9. 19.

*이 글은 웹툰 PD 지망생의 분석이자, 같이 봐주길 바라는 자의 영업 리뷰입니다.*

01
결혼 장사(KEN 作)

한흔 각색 /  김유신, 아마라 그림
로맨스 판타지
카카오페이지 완결 (시즌 2 카카오페이지 주간 연재)
평균 별점 : 10.0 / 누적 조회수 : 4,838.4만

사치스러운 악처, 비앙카 드 아르노.
모두에게 버림받고 죽어가던 그때, 비앙카는 기적적으로 열여덟 살로 회귀한다.

절연 상태나 다름없는 친정, 아르노 백작령의 그 누구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고립된 나의 입지를 다지려면, 후계자가 필요하다….

"당신의 아이를 낳을 준비가 되었어요."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합시다."

"우리 결혼이 얼마짜리였죠? 그 값을 하겠다는 거예요."

 
어쩌면 내가 작품에 유입되는 큰 요인은 신뢰하는 작가의 참여작인 듯하다. 이 작품 또한「내가 키운 S급들」 웹툰팀 중 하나가 참여했던 기억이 있어 믿고 결제를 시작했는데 이야기 전개가 시원시원한 게 완결이 궁금해졌다. 시즌 1을 완결까지 정독한 소감은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어...!


결혼을 장사라고 한다면,
이 결혼 장사는 득은 아직이고 실만 잔뜩인,
완전히 망한 장사였습니다.

“나는 다시 살아났다. 다시 아르노로 되돌아왔다.
신께 맹세한 대로, 다시 한번 주어진 이 인생을 제대로 살 것이다!
다시는! 그 멍청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출처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308369

총평
웬만하면 원작인 소설을 이기는 웹툰은 못 봤으나「결혼 장사」는 웹툰이 아니었다면 소설은 일찍이 하차했을 것이다. 그만큼 정말 로판의 주요 타깃인 여성 독자들에게 잘 맞춰 각색을 진행했으며, 속도감 또한 원작이 10화에 걸쳐서 풀어낸 감정선을 1화 이내, 늦어도 2화 안에 풀어내기 때문에 불안하거나 속이 터질 일이 없다.  

주요 캐릭터
비앙카 드 아르노 9살(웹툰 기준)이라는 너무 어린 나이에 결혼 장사로 '자카리'에게 시집을 와 남편과 친밀도는 없고, 남편 '자카리'가 죽고 아이가 없어 '아르노'영지에서 쫓겨났으며, 자신의 고향인 '블랑쉐포르'로도 돌아갈 수 없어 홀로 떠돌아다니다 '비앙카'마저 죽음 앞에 놓인 순간 이렇게 삶을 끝낼 수는 없다며 억울해하던 찰나 18살(웹툰 기준)로 회귀한다. 아이가 있으면 남편이 5년 뒤와 같이 죽게 되더라도 '아르노'영지에서 지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적극적으로 아이를 갖고자 '자카리'를 설득한다.
 
자카리 드 아르노 철혈이자 검은 늑대라는 별명을 지닌 전쟁 영웅 기사. '비앙카' 회귀 전, 전쟁으로 인해 사망하는 미래를 지니고 있다. '비앙카'가 회귀하며 참전했던 전쟁에서 돌아오던 날 '비앙카'가 자신에게 인사를 하고, 적극적으로 후사를 보자고 달려들고, 집안 살림에도 관심을 갖고 배우기 시작하더니 말 타는 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하며 자신이 없던 사이 갑자기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비앙카'로 인해 어린 아내를 보호하고 지켜주고자 했던 결심이 사랑을 느끼며 흔들린다. 
 
이본느 다른 사용인들은 모두 '비앙카'를 헐뜯거나 조롱하기 바쁜데 유일하게 '비앙카'의 편에 서서 '비앙카'를 지켜준다. 그로 인해 하녀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며 곤란을 겪지만 자신을 지켜주는 '이본느'에게 고마움을 느낀 '비앙카'가 자기는 더 이상 입지 않는다며 옷을 주기도 하고 사랑을 응원하기도 하며 '이본느'를 향한 애정을 아끼지 않는다. 추후 작중 주요 인물로 자리 잡으며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스토리
개요 : 웹툰을 적극 추천한다. 평소라면 소설과 병행해서 읽는 것을 권했겠지만, 소설은 아무리 시대 배경이 여성 인권이 없어 여자를 재물 취급하는 시기라고 해도 등장인물들이 7살밖에 안된 여자 주인공 '비앙카'를 상대로 마음대로 휘두를 수 없어 거슬린다거나 7살짜리가 13살 차이 나는 남편에게 잘하지 못하면서 사치만 부린다고 헐뜯고 무시하며 '비앙카'가 아이도 못 갖는 쓸모없는 여주인 취급을 하는 장면들은 불쾌하다.
 
회귀 후 '비앙카'가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부분에서도 무슨 꿍꿍이가 있겠지, 재수 없다. 무시부터 하며 이해해 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영주의 아내에게 멋대로 손을 대고 가르치려 드는 부분 또한 불쾌감을 느꼈다. 자신의 존경하는 영주라면 속으로는 무시하는 그 아내에게 함부로 손을 대서는 안 됐다. 이는 곧 영주에게도 대적하는 월권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장면들이 4n화 내내 이어지니 답답함을 이루어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웹툰은 그런 장면들을 모두 각색해 최소화하고, 처음 시집온 나이가 7살 & 20살 관계였던 13살 차이를 9살 & 20살로 변경해 11살 차이로 완화했다. 그럼에도 독자 반응을 보면 물론 로판이기는 하나 여주 나이를 꼭 10대로 설정했어야 하는가 하는 아쉬움 섞인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독자들이 예민하게 느끼는 지점들을 웹툰에서는 각색하여 속도감은 높이고 주변 인물들이 '비앙카'를 신뢰하는 과정을 잘 드러나게 스토리에 녹여내 소설에서는 여전히 '비앙카'를 무시하고 있는 시기인들 웹툰에서는 적어도 안주인으로서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장점 : 이 작품의 최대 장점은 각색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나는 그 불쾌한 장면들을 최소화해주지 않았다면 아무리 시대상이 그렇다 하더라도 소설 중 16살, 웹툰 중 18살짜리 아기를 상대로 여자 나이도 있는데 애도 못 갖는다, 사치나 부리고 쓸모없다, 공작님에게 관심도 없다. '비앙카'를 비난하는 장면을 버텨낼 자신이 없다. ('자카리'는 노력하는 비앙카를 당황스러워 하기는 하나 진득하게 배려하고, 내심 기뻐하며 '비앙카'에게 스며드는 모습을 보여주긴 한다.) 소설을 이어갈 수 있는 큰 이유는 웹툰에서 결국 '비앙카'가 그 모든 사건들을 잠재우고 사랑도 쟁취하고 인정받는 위치에 오른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답답함을 참고 견디는 것이다. 
 
덧붙여 원작 소설에는 존재하지 않는 오리지널 스토리를 군데군데 삽입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거나 인물들의 감정선 정리를 위해 활용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비앙카'와 '자카리'의 사랑 이야기를 응원하며 볼 수 있게 한다. 거기에 애정이 묻어나는 작화와 그에 더해진 보정이 인물들을 사랑스럽게 부각해 주니, 무사히 완결까지 감상하고 시즌2로 자연스레 연결해 볼 수 있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원래라면 여전히 미워하고 있을 '로베르'와 '뱅상'을 응원하며 볼 수 있기도 하다.)
 
아쉬운 점 : 인물의 퇴장이 갑작스러운 느낌이다. 빨라서 좋기는 하나 이렇게... 갑자기 주요 인물일 줄 알았던 캐릭터들이 빠른 퇴장을 해도 된다고? 느껴질 만큼 당황스러웠다. 외전을 포함해 141화로 끝나는 짧은 호흡의 웹툰이기에 (그래도 5년이 소요된다.) 자잘한 것들은 과감하게 쳐내고 '비앙카'와 '자카리'의 감정선 또는 '비앙카'에게 일어나는 사건 위주로 진행한 것 같기는 하나 최종 보스 등장해야 하니 중간보스는 빠른 퇴장을 시켜준 것 같아 해당 회차를 떠올리면 어안이 벙벙하다.
 
또 하나는 공중파 K사의 주말 드라마식 결말이 아쉬웠다. 물론 모든 등장인물들이 사랑을 찾아 알콩달콩 사는 것도 좋기는 하지만, 각자의 짝들이 잘 어울리기는 했지만, 끝날 거니까 너도 나도 결혼하며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는 모습이 K사 주말 드라마가 떠올라 다른 인물들에게 다른 진로는 없었을까. 그런 점이 다소 아쉽다.

전개 속도 및 각색
초반에는 아쉬운 점에 속했으나 84화 이후로 소름 돋는 연출이 된 각색이 있다. 바로 하녀 '이본느'의 시점에서 진행된다는 부분이다. 초반에 이 부분이 아쉬웠던 이유는 하녀 '이본느' 시점으로 작품이 진행되다 보니 작품의 주인공이 '비앙카'가 아닌 '이본느'로 주체가 바뀐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본느'의 비중이 낮은 편도 아니기에 더더욱 '이본느'의 이야기에 '비앙카'와 함께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은 주객전도의 느낌을 받았으나, 84화를 감상하고 나면 입을 틀어막고 '그래서 그랬구나!' 충격과 함께 와 진짜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다! 감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그래서 '이본느'가...! (84화 발췌)

등장인물 간의 유대관계를 오리지널 스토리를 삽입해 가며 잘 표현해 낸 것도 모든 캐릭터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였다. 특히 여성 유대 관계가 끈끈해 초반에는 이거... '자카리' 버리고 '이본느'가 마님 '비앙카'랑 사랑의 도피를 떠나는 뭐 그런 이야기인가...! 왜 저 둘이 사귀는 것 같지! 와 같은 생각도 들 때가 있었다. 그만큼 '이본느'와 '비앙카'가 서로를 너무나 아끼고 좋아한다.
 
전개 속도는 소설과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타작품들은 웹툰과 소설의 회차수 차이가 2~3화 정도 차이 난다면「결혼 장사」는 웹툰과 소설 회차수 차이가 10화 이상 벌어져있으니 상당히 빠르다. 빠르다 못해 비행기를 탄 수준의 쾌속 진행이다. 19세 완전판과 일반판이 존재하는데 3시간 무료 기간에 감상하면 하루에 5~7화는 볼 수 있어 더욱 빠른 전개로 느꼈을 수도 있다.
 
말이 나온 김에 19세 완전판과 일반판의 전개와 각색이 얼마나 다른지 궁금해서 같은 회차수를 결제해서 본 적이 있는데 씬의 유무 차이가 가장 크며, 일반판에서 씬을 살짝 보여줬을 때 옷을 입고 있거나 이불을 덮고 있다면 완전판에서는 옷이 없다. 그래서 옷 레이어를 껐다가 켜셨구나. 정도로 유추했다.

작화 및 연출 구성
작화가 정말 사랑스럽다. 분위기를 보정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꿈을 꾸는 장면이나 애정을 확인하는 장면 등등에서 화사하면서도 몽글몽글한 '한여름밤의 꿈', '봄날의 백일몽'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보정으로 작품의 감정선이 배로 살아난다. 카카오페이지 정보 메뉴의 스크린샷 항목에 내가 말하고 싶었던 작품 컷들이 업로드되어 있으니 한 번씩 구경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로판에서 이렇게 살기가 흉흉한 여자 주인공을 처음 봐서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는데 이 장면만 놓고 보면 거의 헌터, 액션물이라 아무리 욕을 먹어도, 자신의 의지가 무시당해도 수그러들기는커녕 당찬 '비앙카'의 모습이 보여서 좋았다.

 
시장성 및 경쟁작 비교
로맨스 판타지라는 장르와 '회귀'라는 소재는 시장성이 크다 못해 너무나 많아 레드오션일 수준이다. 그러니 경쟁작도 차고 넘칠 수밖에 없다. 지금 바로 떠오르는 것만 해도「상수리나무 아래」나「하렘의 남자들」, '회귀'가 들어간 소재 로판은 내가 지금도 읽고 있는「엄마가 계약 결혼했다」등등 다수 존재한다. 
 
그럼에도「결혼 장사」가 웹툰 IP 시즌1 본편 완결 및 시즌1 외전 완결까지 이뤄내고 시즌2「결혼 장사 2 ~잊히지 않을 노래~」가 메인 PD를 비롯한 제작진이 유지된 채 연재되는 것으로 보아 이들이 갖춘 경쟁력은 분명히 존재한다. 우선 이 작품은 웹툰 제작진 운이 상당히 좋았다. 보통 웹툰이 장기 연재되면 초반의 PD와 후반의 PD가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작화진 또한 교체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결혼 장사」는 주요 팀원이 그대로 유지되어 작품의 세계관을 빠삭하게 알고 있는 이들이 완결까지 담당했으며 시즌2까지 이어져 검증된 제작팀의 빠삭한 이해도까지 더해지니 안정적인 출발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다.
 
감정 소모가 심한 부분은 과감하게 각색하고 재미있는 부분들을 부각하니 인물 관계 또한 활발하게 살아나고 관계성 또한 끈끈해져 하나의 캐릭터에만 집중되지 않고 여러 캐릭터를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데 주인공만이 살아 움직이는 작품은 대중들의 관심에서 쉽게 멀어지고 잊힌다. 그러나 대중들, 독자들이 이입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작품 어디에나 살아 숨 쉰다면 작품을 놓지 않고 읽게 만드는 힘이 된다. 그 힘은 결국 작품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된다.
 
웹툰 제작팀이 정말 영리하게 작품의 장점만을 뽑아내 잘 이끌어나간 산물이라 할 수 있겠다.


마무리 모작
처음엔 부담 없이 시작했으나 갑옷 그리기가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그림 작가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남자 주인공 직업이 직업인만큼 갑옷을... 정말 많이 입고 다니던데... 선화만 한 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여담으로 갑옷이 이제와 보니 너무 귀엽다. '검은 늑대'라고 정말 늑대를 어깨에 넣고 다니다니.